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사토시 나카모토 정체 비트코인 왜 만들었나 1편

21세기 인물

by 떠있는고래 2024. 8. 28. 20:26

본문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알려져 있을 뿐, 실제로 그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로 추정되는 후보 인물을 살펴보고, 그가 왜 비트코인을 만들었는지 알아봅시다. 

 

이 글을 읽고 나시면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에 대해 감을 잡게 되는 동시에, 그가 비트코인을 통해 진정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되실 겁니다.


1.사토시 나카모토는 누구인가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비트코인. 2024년 3월 14일 비트코인은 1억 500만 원의 최고점을 기록하며 비트코인 1개가 무려 '1억 원'이 되었습니다.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타났을 때는 '0원'이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1억 배' 폭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자산을 만들어낸 인물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현재까지도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 후보로 여겨졌던 인물은 여럿 있었는데요, 함께 살펴봅시다.

 

1.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 (Dorian Satoshi Nakamoto)

도리안 사토시 나카모토 (출처: 블록체인 투데이)

 

도리안 나카모토가 갑작스레 후보 중 한 명으로 부상한 것은 2014년 3월 Newsweek의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기자가 직접 도리안 나카모토를 찾아가 그를 인터뷰하고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추측하여 기사를 싣었습니다.

 

그러나 도리안 나카모토는 기사가 나온 3주 이후 기사의 내용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미숙한 영어 실력 때문에 인터뷰에서 자신의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기사에 나카모토의 집 사진이 그대로 실렸고, 이는 중대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암호화폐 주요 인사인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는 도리안 나카모토를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합니다. 2014년 당시 약 102개의 비트코인이 기부되었으며 이는 약 34,500달러에 달했습니다. 2024년 6월 기준으로는 약 690만 달러(한화 약 92억 원)에 달하는 굉장한 금액입니다.

 

결국 도리안 나카모토의 사건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는 사생활 침해를 겪었음에도, 많은 비트코이너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기부받아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말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2.닉 사보 (Nick Szabo)

닉 사보 (출처: Steemit)

 

2015년 뉴욕 타임스는 닉 사보와 사토시 나카모토의 여러 특징을 비교하며 닉 사보를 후보로서 추측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사에서 든 유사점은 글의 문체, 비슷한 관심사, 경제학자 칼 멩거에 대한 언급 등이었습니다. 

 

또한 닉 사보가 2008년 비트코인보다 먼저 출시된, 암호화폐의 선구자격이었던 '비트 골드'를 출시한 적이 있다는 것도 추측의 근거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 돈의 미래?>를 저술한 도미닉 프리즈비는 여러 상황적 근거를 토대로 닉 사보가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명확한 증거는 없음을 인정했습니다.

 

닉 사보는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추측하는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으며, 이후에도 그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별다른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3.크레이그 라이트 (Craig Wright)

크레이그 라이트 (출처: 디지털 애셋)

 

2015년 12월 Wired Magazine은 여러 증거를 제시하며 크레이그 라이트를 사토시 나카모토의 후보로 꼽았습니다. 그 증거는 비트코인이 출시되기 전인데 라이트의 블로그에 게시된 '암호화폐'에 대한 언급, 자신의 변호사와 P2P 분산원장에 대해 얘기한 이메일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 게시글의 날짜가 의도적으로 과거로 적힌 것이 아닌지 의심되었고, 제2의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암호화폐 업계의 명망 있는 인물 비탈릭 부테린 역시도 크레이그 라이트를 비판했습니다.

 

라이트는 이러한 의심과 비판에도 동하지 않고 BSV(비트코인 SV)라는 또 다른 암호화폐를 만들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BSV의 약자 중 SV가 '사토시의 비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니, 그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2024년 3월 런던 고등법원의 판사 제임스 멜러는 크레이그 라이트가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니라고 공식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크레이그 라이트는 2024년 7월 16일 본인의 웹사이트 홈페이지에 법원의 판결을 인용하며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가 아님을 인정하였습니다. 결국 그의 주장은 모두 거짓말이었던 셈입니다.


2.왜 비트코인을 만들었을까?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합니다. 이 논문은 '암호화폐' '비트코인'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비트코인 탄생의 이론적 틀이 되었습니다.

 

이후 2009년 1월 3일 사토시 나카모토는 첫 비트코인을 채굴합니다.(비트코인 1개를 만드는 행위를 '채굴'이라고 부릅니다.)이로써 세상에 비트코인이 탄생했습니다.

 

그가 비트코인을 만든 목적을 알아보기 전에, 비트코인이 완전히 처음이신 분들을 위해 최대한 쉽게 비트코인의 개념을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아주 쉬운 이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나눠서 이해해야 합니다. 블록체인은 이름 그대로 여러 '블록'이 '체인(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블록은 디지털 상에서 거래된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이란 굉장히 많은 거래 기록이 누적되어 있는 집합체라고 보면 됩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상에서 쓰이는 돈, 화폐라고 보면 됩니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은 그냥 알아서 블록이 만들어지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돌림으로써 전력을 공급해야 블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기료를 납부해야 하는 그 사람이 블록체인을 만드는 행위가 아무런 보상도 없다면 하지 않겠죠? 그래서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또한 계속 '그 사람'이라고 지칭한 사람이, 바로 '채굴자'입니다. 위에서 비트코인 1개를 만드는 행위를 '채굴'이라고 했었는데요, 바로 이렇게 블록을 만들어서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행위가 채굴이었던 것입니다. (참고로 비트코인을 받는다는 표현은, 어떤 3자가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프로그램에 의해서 비트코인이 주어진다는 뜻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만든 이유는 '완전히 자유로운 금융 거래'를 위해서입니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개인이 자신의 돈을 정부나 은행에게 통제받지 않고 자유롭게 저축하고 타인과 거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나라에 전쟁이 난다면 은행에 저축한 우리의 돈, 증권사에서 보관하는 우리의 주식은 어떻게 될까요? 바로 '국가 비상사태'로 인해 자산의 출금이 불가능해집니다. 

 

물론 전쟁 때문이라며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은행에 있는 돈, 증권사에 있는 주식을 저축하고 사는데 국가나 은행, 기업이 우리에게 금융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국가의 위기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개인의 금융적 자유가 빼앗기게 된 것입니다.

 

전쟁보다 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우리 주위의 일을 살펴봅시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의 경기 침체를 일으킨 경제 위기가 있었습니다. 리먼 사태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금융기관들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무작정 대출을 해주어서 발생했습니다. 즉 기업들은 단기적 이익만 보고 리스크에 대해서는 전혀 대비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럼 이 사태는 어떻게 해결되었을까요? 미국 정부는 이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인 금융기관들에게 오히려 돈을 주었습니다. 정확히는 구제금융을 제공함으로써 금융기관의 도산을 막았습니다. 금융기관에 있는 개인 국민들의 돈을 보전하기 위함이라고 변명했으나, 이는 대중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죠.

 

사토시 나카모토 역시 이러한 사태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아까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 첫 비트코인을 채굴했다는걸 기억하시나요? 그럼 우리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그는 그 첫 번째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 첫 번째 '블록'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블록에는 어떠한 '정보'가 담겨있었겠죠.

 

그 정보는 바로 '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 bailout for banks'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아까 우리가 봤던, 금융위기의 범인인 금융기관들에게 정작 구제금융을 준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즉 그가 문제의식을 가졌던 부분은, 국가와 은행 등 거대한 기관이 '돈'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어 개인은 부당하게 금융의 자유를 탈취당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토시 나카모토는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을 창조합니다.

 

어떻게 제 3자인 은행, 금융기관 없이도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지를 기술적으로 이해하려면 복잡한데요, 정말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아까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담고 있는 블록이 사슬처럼 연결된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슬을 절대로 끊어지거나 없어지지 않습니다. 영원히 남습니다.

 

즉 첫 번째 거래가 일어난 이후, 두 번째, 세 번째,...모든 거래가 블록으로 각각 연결되어 현재 이 시점까지 거래된 모든 정보가 블록체인으로 저장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블록체인에서 어떤 A라는 사람이 비트코인을 가지고 사기를 치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B에게 5만 원을 보낸 이후에, 프로그래밍을 조금 할 수 있었는지 5만 원을 디지털 상에서 복사해서 C에게도 또 보낸 것입니다. 

 

네, 바로 들통이 나겠죠? 비트코인 블록체인에는 이미 A가 B에게 5만 원을 보냈다는 기록이 '영원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이 중간에서 A가 5만 원을 1번만 보낼 수 있도록 시스템으로 통제하지 않아도, 개인 간의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창조한 이유이며 지금껏 대중의 의심과 불안 속에서 외면받던 비트코인의 본질적 의의입니다. 


1편의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이기에 이러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2편에서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지금은 어느 정도 금액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지,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가 결국 밝혀진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어떻게 될지를 추가적으로 알아봅시다.

 

경제, 금융, 화폐, 컴퓨터에 깊은 이해와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었던 사토시 나카모토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었기를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